I'm a runner 노보

기사작성 : 2017-04-03 16:00

러닝을 빼곤 그를 논할 수 없다.
비주얼 아티스트 노보가 전하는 러닝 스토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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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게 굉장한 의미를 지닌 것, 또는 절대 잊고 싶지 않은 것을 몸에 새긴다. 내 오른 다리에는 달리는 사람 모양의 타투가, 왼 다리에는 내가 속한 런크루(PRRC)의 심볼 ‘푸마’와 함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리 ‘10K’가 그려져 있다.

어릴 때 나는 가끔 네 발로 뛰는 꿈을 꿨다. 동물들이 자신의 모든 관절과 근육을 움직이며 본능에 의해 역동적으로 달리는 모습을 동경했다. 자연스레 나는 러닝을 좋아하게 됐고 초등학생 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미대로 진로를 정한 후에도 운동을 멈추지 않았고 러닝은 내 인생 한 켠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은 무겁고 진지하고 다가가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하지만 프랑스에서 내 생각은 180도로 바뀌었다. 프랑스에서 열린 마라톤에 첫 참가한 날, 참가자들은 가지각색의 코스튬을 하고 나타났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수영복을 입은 사람, 스쿠버 다이빙 풀 세트를 장착한 사람, 장애를 가진 친구를 위해 휠체어를 타고 온 사람. 어느 누구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나는 이방인으로서 마라톤대회에 진지하게 임할 마음으로 출전했지만 대회장 분위기를 보고 큰 희열을 느꼈다. 마라톤이 숨을 조이는 운동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더욱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나는 운동광이 되어 매일매일을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운동으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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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나는 타투이스트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다. 타투는 내 작업의 소재 중 하나일 뿐,사람들에게 타투이스트 기술자로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이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소재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내가 직접 러닝을 하면서, 또 함께 러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얻는 에너지는 무한히 크다.

나는 러닝 대회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살면서 한 번도 못 마주칠 뻔한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대회장을 찾아오는 모습이 좋다. 막상 서로 대화는 하지 않지만 출발선에 선 사람들을 보면 사연이 있어 보인다랄까.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오게 됐을까. 무언의 대화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에너지로부터 나는 많은 영감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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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사람들은 내게 육상 선수였냐고 묻는다. 매번 최선을 다해 달리는 내 모습 때문일 것이다. 일주일에 두 번은 크루들과 함께 7~10km를 달리고, 시간이 더 허락한다면 일어나자마자 동네를 뛴 후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운전을 하지 않는다. 대신, 대부분의 거리를 걸어서 이동한다. 특히 일할 때는 이태원에서 남산을 지나 집으로 오는 거리, 약 10km를 걸어다닌다. 러닝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나는 서울이 참 좁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사동에서 과천까지도 20km밖에 되지 않는다. 이게 특별하지 않은 나의 훈련방법이다.

나는 2년 전 동아마라톤대회 풀코스를 완주하는 데 성공했고 국내에서 가장 어렵다는 통영철인대회에 2년 연속 참가했다. 아직도 목이 마르다. 3월 도쿄마라톤에 출전해 실컷 즐겼고 오는 10월에 있을 통영철인대회에 또 다시 도전할 것이다. 아! 어디에서도 누릴 수 없는 사랑을 주는 내 하나 뿐인 아들, 강바하(강과 바다와 하늘). 이 친구가 더 크면 꼭 함께 마라톤 대회에 나가고 싶다. 요즘 바하가 뛰는 모습을 보면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낀다.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이제는 좀 지루한 거 같다.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진리이길 바란다.

사진= 곽동혁(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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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by 김현지

<러너스월드 코리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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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월드 코리아> 2018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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