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치 제대로 쓰자

기사작성 : 2019-04-19 10:03

스마트 워치는 러너들의 동료지
러너를 통제하는 보스가 아니다

본문


마라톤 대회에 나가면 익숙한 소리가 가득 찬다. 출발 신호, 수천 명이 일제히 바닥을 박찰 때 러닝화 밑창이 내는 소음들, 사람들이 외치는 응원 소리 그리고 모두의 스포츠 워치에서 GPS가 켜지는 차임벨 소리가 곳곳에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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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런던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한 몰리 허들



최신 스포츠 워치는 거리와 페이스 외에도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내가 사용하는 ‘폴라 벤티지 V(Polar Vatage V)’는 심박수, 훈련에 따른 심장 박동 존, 케이던스(보폭), 칼로리 소모량, 근육 부하, 리커버리 타임, 수면의 질, 하루 활동량, 정형외과적 회복 테스트 심지어 러닝 파워를 ‘와트’로 보여준다. ‘폴라 벤티지 V’의 특장점이다.(폴라는 내 스폰서 브랜드 중 하나다.)

나는 러닝 데이터를 좋아한다. 하지만 몇몇 러너들은 뷔페처럼 차려진 숫자들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나는 잘 달리기 위해서 하는 러닝 훈련이 과학이자 예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코치와 나는 숫자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하여 내가 데이터를 사용하는 법을 소개한다. 러닝 데이터의 함정을 피하는 법도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자 : 심박수가 정확한 훈련 강도를 알려준다
심박수는 내가 많이 참조하는 데이터 중 하나다. 내 손목에 있는 스마트 워치를 통해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달릴 때 기록해둔 심박수의 정보를 거의 전부 가지고 있다.

심박수는 내가 제대로 쉬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게 도와준다. 회복하는 날이면 스마트 워치를 풀어두고 좋아하는 산책 코스를 걷거나, 가볍게 하이킹을 하기도 한다.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지만 단지 기분이 아니라, 내가 잘 쉬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스마트 워치를 차고서 심박수를 체크해도 괜찮다.

예를 들어보자. 휴식을 한 뒤 내가 다시 운동을 시작했을 때, 혹은 편한 페이스로 달리고 싶지 않을 때, 내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내가 체감하는 페이스는 다르다. 나는 많은 러너들이 GPS 기능이 있는 스마트 워치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페이스에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느려서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박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실망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페이스보다 더 정확하게 훈련량을 읽어낼 수 있다.

심폐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달리는 동안 나는 감각에 의지해 페이스를 정하다. 그리고 심장 박동에 주목한다. 부상을 예방하거나 중요한 경기를 앞뒀을 때 시간을 넘기지 않고 훈련하는 나만의 기준이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운동을 할 때도 나는 심박수를 체크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 거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길게 이어지는 순환 코스, 더운 날씨, 추운 날 운동복을 껴입었을 때 같이 험난한 조건은 끝이 없다. 러닝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다양하다. 나는 심박수를 체크함으로써 내가 정확한 강도로 운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달리면서 훈련 강도와 페이스가 들쑥날쑥한 것은 아닌지 점검할 수 있다. 리커버리 러닝을 할 때도 똑같다.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달려도 괜찮을 수도 있고, 처음 생각한 페이스로 달릴 수도 있다.

나는 방수 기능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크로스 트레이닝을 하는데에는 도움이 된다. 러닝이 아닌 다른 운동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이 힘들게 느껴진다. 수영을 하거나, 풀 안에서 달리거나 자전거를 탈 때 심박수를 체크하면 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러닝을 시작하는 초보 러너들이나 어린 엘리트 선수들이 각자의 한계 페이스나 리커버리 페이스가 얼마인지 알아내는데 심박수 측정은 도움이 된다. 러닝 경력이 쌓인 러너들과 선수들은 달리면서 얻은 감정적 평균값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훈련에 따른 정확한 심박수를 알아내고 싶을 것이다.





데이터를 활용하자 : 훈련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몇 달 동안 쌓인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을 좋아한다. 몇 주 전보다 더 빠른 페이스로 달렸는데 심박수가 떨어진 것을 보면 빨리 나가서 달리고 싶다. 자신감이 차오른다. 선생님께 보고서를 제출했을 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또한 숫자가 나의 러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알려준다.

‘폴라 플로우(Ploar Flow)’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운동 진행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운동을 하는 동안 정보를 기록한다. 운동량이 적당해서 이대로 유지하는 게 좋은지, 오버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있다. 만약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면 그래프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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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활용하자 : 장거리 코칭도 가능하다
운동을 할 때마다 데이터를 기록하면 코치와 단순하게 대화하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된다. 내가 운동하는 동안 코치가 계속 나를 지켜볼 수는 없다. 나는 그에게 훈련이나 장거리 달리기를 한 뒤에 기록된 데이터를 보낸다. 비록 코치가 전체적인 훈련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나 오늘 훈련 괜찮았어”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그는 러닝 코스의 고저차, 심박수의 변화 심지어 내가 달린 곳의 지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코칭을 받고 있다면 스마트 워치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꺼두셔도 좋습니다 : 마라톤을 즐기자
목표 페이스를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목표 기록을 향해 달릴 때 혹은 시합을 들어가기 전에 기다리는 동안에도 좋다. 나를 긴장시킨다. 그리고 레이스 초반까지 심박수를 체크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지난 가을, 뉴욕 마라톤에 참가했을 때였다. 나는 초반 5마일(약 8km)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아서 심박수가 올라갔다.(브루클린으로 가자!) 흥미로웠다. 하지만 나는 곧 스스로를 차분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데이터에 반영되지 않는다. 마라톤이 시작되면 선수들이 일제히 결승선을 향해 달려나간다. 대회는 다양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엉켜있다. 러너들과 함께 달리면 데이터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러니 데이터를 확인하느라 러닝을 방해 받지 말고서 최고의 결과를 향해 달리기만 하면 된다. 이게 중요하다. 나는 우리 팀에게 들키지 않는 다면 시계를 보지 않고 달린다.





꺼두셔도 좋습니다 : 숫자에 전전긍긍한다
나는 목표를 정하고 러닝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러닝 데이터(페이스, 벤치 마크, 거리)와 씨름을 할 때가 있다. 스마트 워치의 디스플레이에 0.99마일이 뜰 때가 대표적이다. 이때 더 달려서 1마일을 채우는 사람과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더 나아가 이번주 달린 거리가 29, 39 혹은 99마일이라면 1마일을 더 뛰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당신(그리고 나)은 데이터를 위한 러닝(Data for data’s sake)을 하는 러너다.

그 데이터들은 훈련 가이드와 정보를 알려준다. 나는 데이터의 모양에 연연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자신을 타이른다. 목표에 맞춰 훈련은 잘 진행되고 있다. 과도한 러닝을 하면 부상이 올 수 있다. GPS 피드백은 단지 훈련을 도와주기 위해서 필요하다. 나는 스스로 되뇌인다.

‘스트라바(Strava)’와 같은 소셜 네트워킹 피트니스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면 러닝 데이터를 지나치게 의식할 수 있다. 어떤 숫자가 나오더라도 개의치 않는 것이 좋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훈련을 이어가야 한다. 운동으로 다른 사람들의 찬사를 받기 위해 다른 길로 새면 안된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마라톤을 뛰는 날이다.

나는 러너들이 SNS에 올리는 운동 포스트를 널은 시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다른 사람들의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한 번의 힘든 운동으로 많은 것을 고칠 수 없다. 시즌이 흘러가는 스케줄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러닝 데이터는 사람들이 보기 위해서 만드는 것도 아니고 완벽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마라톤 대회 날, 훌륭하게 달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 기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러너들은 대체로 주관적인 느낌을 통해서 접근한다. 때때로 나의 러닝 데이터를 가지고 나는 명상을 한다. GPS 데이터를 발명한 사람은 부처님이었던 것 같다. “그것을 지키고, 그것으로부터 배워라. 하지만 감정적으로 의지하지는 마라.”(출처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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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뉴욕 마라톤에서 3위를 차지했던 몰리 허들(우측)



궁극적으로 나는 데이터가 러너들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차리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러닝의 패턴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스포츠는 과학과 예술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스포츠 안에는 운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유롭게 달리는 것도 중요하다. 늘 러닝 데이터와 훈련 스케줄에 맞춰서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

두 가지를 위한 방이 모두 있어서 다행이다. 스마트 워치를 활용해서 훈련한다. 그리고 손목에 아무 것도 채우지 않고 마라톤에 나가서 달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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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by 몰리 허들(Molly Huddle)

10,000m, 하프 마라톤 미국 기록 보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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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월드 코리아> 2019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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