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쉬워, 재미있어!

기사작성 : 2019-08-05 16:51

나이키가 ‘조이라이드 런 플라이니트’를 출시했다.
재미있는 러닝화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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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에서 조이라이드 런 플라이니트(이하 조이라이드)가 새로 나왔다. 최근 몇 년간 나이키가 선보였던 중장거리 러닝화(리액트, 페가수스 터보)와는 성격과 모양이 확실히 다르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조이라이드 ‘재미있는’ 러닝화다. 그동안 나이키에서 나왔던 러닝화들은 이미지가 다소 진지하다고 할 수 있는데(진지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진지하다’는 표현이 애매하긴 한데, 어쨌든 그 러닝화들이 조이라이드처럼 ‘재미있는’ 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조이라이드의 첫 인상은 그에 비해 가볍다. 이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신발의 구성에 있다. 수천 개의 구슬로 이뤄진 쿠셔닝 시스템을 보면 누구라도 이 러닝화에 흥미를 느낄 것이다. 딱 봐도 ‘구슬 아이스크림’이나 ‘볼 풀(Ball Pool)’이 떠오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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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라이드를 만들기 전 나이키는 고민이 많았다. 많은 러너를 비롯해 일반인은 대체로 ‘달리기는 어렵다’라는 통념을 갖고 있는데, 이걸 깨는 게 숙제였달까? 달리기는 어려운 운동이다. 하지만 그래도, 누구라도 쉽게 러닝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사명 같은 걸 나이키 내부에서 누군가는 분명 가졌을 것이고, 그런 신발을 신고 누구든 다치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써야 했을 거다. 쿠셔닝이 좋은 신발이 그 장벽을 허물 수 있는 해답이었다.

바닥이 푹신한 러닝화는 초보 러너에게는 물론이고 전문가들에게도 유용하다. 초보자들이 이걸 신었을 때 부상 입을 확률은 낮고 전문가들에겐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니까 푹신한 러닝화는 범용적이다. 하지만 러닝을 어렵게 생각하는 초보자에게 뭔가 더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했다. 달리기는 어렵지 않다는 표시가 직접적, 간접적으로 신발에 나타나야 했다. 그동안 여러 러닝 브랜드에서 써왔던 EVA, PU, TPU, PEBAX 등의 폼 소재를 이용해 푹신한 러닝화를 만든다면 지금 시중에 나온 러닝화와 다를 게 없다. 이런 재료들을 쓰면 신발 고유의 특이성을 갖추는 게 어렵다. 그래서 나이키는 미드솔에 구슬을 넣었고, 결국 지금의 조이라이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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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은 TPE(Thermo Plastic Elastomer) 소재로 되어 있다. TPE는 친환경 소재이며 충격 흡수와 복원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성질을 가진 구슬 수천개가 그동안 나이키에서 쓰였던 덩어리 형태의 폼을 대신한다. 다만 구슬이 발바닥 전체를 감싸도록 설계된 건 아니다. 구슬들은 미드솔에서 과도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포드(POD)에 담겨있다. 포드는 큰 주머니라고 할 수 있는데, 구슬이 담긴 4개의 주머니가 발 뒤꿈치부터 발가락에 이르기까지 주욱 깔려 있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 포드는 밑창 안에서 사방으로 퍼져 충격을 분산시킨다. 발이 포드를 누를 때 구슬들은 포드 안의 공기층을 따라 이동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포드는 사용자의 발 모양에 맞게 움푹 들어가거나 볼록 튀어나온다. 이를테면 포드가 ‘맞춤 깔창’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이키는 비즈 폼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잔디밭과 모래사장에서 가져왔다. 딱딱한 아스팔트 위를 달리다가 어쩌다 한번씩 푹신한 곳에서 달리는 건 리커버리에 도움이 된다. 푹신하면서도 러너들이 달릴 수 있는 곳이 그나마 잔디밭이나 모래사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곳은 어디에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러너는 분명 ‘신발 밑에 잔디밭이나 모래를 깔고 달리면 어떨까?’라고 상상했을 수도 있는데,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법한 그 모양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걸 나이키가 구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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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은 당연히 어려웠다. 조이라이드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약 10년 걸렸다. 그동안 나이키는 구슬의 재료와 사이즈를 골라 테스트했고(무려 150가지의 재료를 가지고 테스트했다), 구성 방식을 고민했다. 또 쿠셔닝에 맞는 어퍼를 찾아야 했고, 푹심함에 더해 ‘에너지 리턴’ 기능에 가까운 반응성을 추가하려고 오랜 시간 공들였다. 나이키 러닝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윌 모로스키에 따르면 조이라이드는 그간 나이키의 기술력을 집대성한 제품이다.

여기에 쓰인 기술들의 내용도 흥미롭다. 살펴볼까? 조이라이드의 쿠션 시스템은 나이키 ‘에어 줌 페가수스 36’과 ‘에픽 리액트 FK2’와 비교했을 때 충격 흡수율이 더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또 반응성은 구슬의 탄력으로 이뤄지며 그래서 꽤 단단한 느낌을 준다. 이 탄력은 4개의 포드가 구슬을 꽉 잡고 있는 덕분이기도 한데, 포드의 원래 쓰임은 구슬이 발 주변으로 너무 많이 이동하는 걸 막는 용도다. 그리고 미드솔에 사용된 구슬의 50%는 발 뒤꿈치에 몰려 있다. 전체 구슬 양의 5%정도가 발가락 부분에 쿠셔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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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이라이드를 한국에서 처음 신어봤던 러너들은 어땠을까? 지난 7월 31 서울 곳곳에서 조이라이드의 론칭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광화문과 종로 인근의 세 거점에서 진행됐는데, 거점을 옮길 때마다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조를 나눠서 달리기로 이동했다. 이날 조이라이드를 신고 달린 거리가 길진 않은데, 그래도 이 러닝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모두 제대로 확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행사장 분위기가 꽤 좋았으니까. 한 참가자의 조이라이드 착화 소감은 이렇다. “발 밑에 모래를 깐 느낌이다. 밟을 때마다 ‘사각’대는 느낌이 난다. 생각보다 푹 꺼지지는 않는다. 바닥이 단단한 러닝화를 신었을 때와 비슷하다.” 또 다른 참가자는 실제로 잔디밭에서 달렸던 경험을 떠올리기도 했다. “잔디밭에서 달린 적이 있는데, 그때 느낌은 좋았지만 바닥에 깔린 이물질 때문에 발이 다칠까 봐 불안하기도 했다. 조이라이드를 신었을 때 느낀 푹신한 감이 그때와 비슷하다. 조이라이드를 신고 발 다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 안심이다!”

조이라이드를 신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출시일은 8월 14일인데, 13일부터 사전 판매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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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쏟아지는 재미
나이키 러닝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윌 모로스키가 들려준 조이라이드의 또 다른 에피소드, 이것도 재미있다!

달리는 도중 구슬이 손상되지 않을까? 구슬의 수명이 어떻게 되는가?
조이라이드를 만들고 테스트를 할 때 450마일(약 724km) 이상을 달렸다. 문제없었다. 절대 손상되지 않을 거다. 이렇게 뛰어도 처음 신었을 때와 똑 같은 착화감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이 구슬이 마치 ‘미세 플라스틱’을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는데, 구슬은 미세 플라스틱이 아니다. 친환경 소재다. 그래도 우리는 이 신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연구 중이다. 다 닳거나 망가진 신발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구슬의 색을 파랑과 빨강으로만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파랑과 빨강은 보색이다. 반대되는 색이라는 것인데, 여기서 뭔가 차이가 느껴지면서 에너지가 연상되기도 한다. 신나게 달리는 사람들에게선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그것을 표현한 것이다.

조이라이드는 한국에서 개발했다고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한국은 다이내믹한 나라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에게서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아까 조이라이드의 에너지 이야기를 했는데, 한국에서 조이라이드를 만들고 출시 행사를 연 건 에너지 측면에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테스트를 할 때 부산의 다섯 군데 트랙에서 뛰기도 했다.

조이라이드에 쓰인 비즈 폼은 여러 제품에서 쓸 수 있을 것 같다. 비즈 폼을 러닝화에만 적용해 출시할 계획인가?
물론 다른 분야로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쿠션닝 시스템은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러닝화 말고도 농구화, 일반 스니커 등에도 충분히 쓸 수 있다. 그 계획이 어떤 건지 지금 밝히기는 아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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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에 신경 쓴 러닝화
조이라이드에는 편하게 달릴 때 필요한 기능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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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을 보호하라!
플라이니트는 러너의 발을 편안하게 하는데 적절한 소재다. 하지만 일반 러닝화에 쓰인 갑피보다 얇다. 무게를 줄여야 하고 또 신발이 젖었을 때 빨리 말라야해서 그렇다. 그래서 자칫 발가락이 위험해질 수 있는데, 걱정 마시라. 조이라이드의 플라이니트에는 엄지 발가락을 보호하는 패드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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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모양의 설포 장식
설포에 장식된 두툼하고 동그란 나이키 로고가 귀엽다. 이건 마치 농구화를 상징하는 어떤 기호 같기도 한데, 비즈 폼을 장착한 농구화가 나오는 건가? 그런 건 아니다. 동그란 모양은 미드솔에 쓰인 구슬을 상징하고 또 이걸 두툼하게 만든 이유는 신발끈이 혹시 러너의 발목에 작은 상처를 입힐까봐 그렇다. 세심한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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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끈, 이거 뭐지?
조이라이드의 플라이니트는 신축성이 좋다. 일명 ‘짱짱’하다. 그래서 신발을 신을 때 이 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끈을 잡고 뒤로 당기면 발이 신발에 쏙 들어간다. 단지 이 용도만 있다면 섭섭하다. 달리기를 마치고 편한 슬리퍼로 갈아 신었을 때, 조이라이드를 손가락에 걸고 다닐 때도 유용하다. 신발이 너무 예뻐서 자랑하고 싶다면 가방 바깥에 달고 다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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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기울지 마세요
비즈 폼이 들여다보이는 반투명 아웃솔에 달린 지지대는 달릴 때 발이 바깥으로 기우는 걸 방지한다. 아웃솔은 그리 단단하지 않은데, 이 지지대는 튼튼하다. “재미는 내가 담당할 테니 너는 러너를 보호해라”라고 아웃솔과 지지대가 의견을 나눴을 것 같다.


사진=나이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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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by 윤성중

<러너스월드 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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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월드 코리아> 2019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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