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고 싶어요

기사작성 : 2019-08-20 15:29

어리다고 얕보지 말아요. 김가경은 신기록을 세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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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GA GYEONG
아시안 게임 800m, 1500m 국가대표 / 전남체육고등학교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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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경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800m, 1500m 부문에 국가대표로 참가했어요. 국가대표 선수들 중에서 눈에 띄었던 이유는 그녀가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선수가 아시안 게임 1500m 경기에 출전해서 개인 최고 기록(4분 32초 31)을 세우고 왔어요. 국제 무대에서 자기 실력만큼 달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기록만 봤을 때 담대한 선수라고 생각했어요.
아니에요. 저는 대회에 나가면 긴장을 많이 해요. 아시안 게임에서 제가 출전했던 첫 경기가 800m였어요. 그때 너무 긴장되는 거예요. 그나마 1500m 뛸 때는 ‘재미있게 하고 보자’라고 생각했어요. 그 덕분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국 대회에 자주 나갔고 기록에 기복이 적어서 긴장을 잘 안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 예상이 틀렸네요!
아시안 게임 한 달 전에 청소년 올림픽 선발전에 나갔어요. 그때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기록이 안 좋았어요. 결국 선발이 안됐죠.

그럼 시합 전에 긴장을 푸는 방법을 찾는 게 앞으로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은 시합 전에 긴장을 푸는 방법이 있어요?
일단 평소랑 똑같이 생활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가는 길에 ‘먹방’이나 ‘ASMR’ 영상을 봐요.

긴장을 풀기 위해서 ‘ASMR’ 영상을 본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봐요. 그럼 어떤 영상을 봤을 때 긴장이 잘 풀려요?
특별히 정해둔 건 없어요. 시합 날 먹고 싶은 음식을 찾아서 봐요.

그럼 아시안 게임 나가서도 ‘ASMR’ 영상을 봤어요?
네. 그때는 ‘뿌링클’ 먹는 영상을 봤어요. 치킨이 제일 먹고 싶었거든요.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라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워요. 아시안 게임에 출전했을 때도 궁금한데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맨 처음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박수를 쳐주는 사람이 많아서 신기했어요. 그리고 몸풀기 전에 긴장이 많이 됐어요. 그런데 몸을 풀 때는 또 괜찮아져요. 그리고 트랙 위에 서면 다시 긴장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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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을 많이 했는데도 국제 경기에서 성인 선수들과 당당히 겨뤘어요. 주눅 들지 않고서 자기 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경기 운영은 지도자 선생님이 내준 페이스를 잘 따라가서 괜찮았어요. 그 덕분에 1500m에서는 저의 게임을 했다고 생각해요.

국가대표 코치님이 내준 페이스였어요?
아니요. 학교에서 운동을 가르쳐주는 김당우 지도자님이 내준 페이스였어요. 자카르타에 와서 경기 지켜보고 도와주셨어요.

그럼 국가대표로 뽑혔을 때 선수촌에 들어가서 선배들과 같이 훈련한 게 아니었나요?
네. 저는 선수촌에는 들어가지 않고 학교에서 계속 훈련하다가 자카르타로 갔어요.

아시안 게임이라는 큰 경기를 치르고 돌아왔잖아요. 이번 경기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큰 무대에 서 봤다는 게 좋았어요. 저는 대회에 나가면서 적응을 하는 편이거든요. 다음에 또 국제 대회에 나가게 되면 덜 긴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목표를 이뤄서 만족스러웠어요. 개인 기록을 깨는 게 아시안 게임 출전하기 전 목표였거든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 동안 기록이 계속 좋아졌어요. 2016년에 비해서 뭐가 달라졌어요?
키가 자랐어요. 하지만 더 컸으면 좋겠어요. 저는 키가 작은 게 단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직 자라는 중이라서 기대하고 있어요!

2018년 800m 여자부 최고 기록(2분 10초 75)을 세우기도 했지만 앞으로 기록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크죠. 기록을 더 줄이기 위해서 어떤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요?
저는 스피드는 좋은데 파워가 부족해요. 800m는 중장거리 종목 중에서도 거리가 짧으니까 힘이 부족하더라도 스피드만으로도 기록을 줄일 수 있어요. 그런데 1500m를 뛰면 힘이 부족해서 후반부에 스피드가 떨어져요. 달리는 내내 계속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힘을 기르는 훈련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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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주 종목을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종목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저는 800m를 뛰는 게 재미있어요. 특히 마지막 200m를 남기고 라스트 스퍼트 할 때 제일 재미있어요. 거기서 잘 뛰어야 이길 수 있거든요.

처음 육상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기억나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운동회에서 계주 대표로 뛰었어요. 계주가 끝난 뒤에 육상부 선생님이 저를 불렀어요. 앞으로 육상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집에 가서 부모님께 한 번 여쭤보라고 했어요. 저는 집에 가자마자 부모님께 말했어요. '저 앞으로 육상 할래요'라고요. 달리기가 재미있었어요.

경기가 끝나고 기록이 나쁘면 어떤 생각을 해요?
저한테 화가 나요. 제가 못 뛰어서 기록이 나쁘게 나온 거니까요.

어른스럽네요. 핑계를 찾지 않고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는 게 어른의 자세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고등학생 때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어요. 김가경 선수는 스무 살이 된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어요?
아직 스무 살이 된 나를 상상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스무 살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기숙사를 나갈 수 있잖아요. 그럼 수업 시간에 휴대폰을 내지 않아도 되고 점호도 안 해도 되잖아요.



그럼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어요?
네. 고등학생일 때 한국 신기록(2분 4초 12)을 깨고 싶어요. 그래서 누구보다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빨라지고 싶어요.

앞으로 나가고 싶은 대회도 정해뒀어요?
저는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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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by 차영우

<러너스월드 코리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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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월드 코리아> 2019년 8월호


달리기를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나이키 조이라이드 런 플라이니트
트랙을 질주하는 유망주 두 명을 만났다. 양예빈과 신민규
권은주, 김도연, 박준섭, 셜레인에게 식단을 물어봤다.
자주 달리면 먹어도 살이 안 찐다. 그렇다면 건강한걸까?
잘 먹어야 잘 달릴 수 있다. 8월호는 러너들을 위한 음식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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