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달리는 러너들

기사작성 : 2019-08-21 14:48

유콘(UCON)은 달리기의 가치를 공유한다
서로가 서로를 북돋아 같이 성장한다

본문


어느덧 삼 년이 지났다. 유콘(UCON)은 2017년 처음 마라톤 대비 훈련을 시작해 올해, 다섯번 째 마라톤 대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6월 8일, 여의도에서 참가자들은 지속주 훈련을 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1주 동안 매주 토요일 훈련을 해왔다. 지금 서울에서 마라톤을 가장 진지하게 대하는 러닝 크루가 유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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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비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는 유콘의 회원들 중에서 마음이 맞는 러너들이 모여서 장거리 훈련을 했다. 그러다 보니 유콘의 회원들 중에서 마라톤 완주에 관심을 보이는 러너들이 하나 둘씩 늘었다. 처음에는 장거리 위주로 3개월 훈련을 구성했다. 훈련을 하면서 회원들의 기록이 좋아졌다. 회원들이 뿌듯해 하는 모습은 운영진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그래서 온라인, 오프라인, 다양한 기록의 러너들을 만나며 훈련 자료를 모았다. 2017년 첫 훈련을 시작으로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조금씩 훈련 프로그램을 다듬어 왔다.

유콘은 스스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기존에 러너들이 접할 수 있었던 훈련법이 일반 러너들이 따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엘리트 선수나 이미 기록이 좋은 러너들에게 맞춰진 훈련법이 많았다. 게다가 스케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매일 훈련을 해야했다. 유콘에는 직장인이 많아서 생활과 러닝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춰야 했다. 그래서 주말에 모여서 훈련을 하되 부족한 훈련량은 스스로 채울 수 있게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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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월드 코리아> 2019년 6월호



2019년 가을 마라톤 대비 훈련은 총 22주차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에는 훈련 스케줄이 길어지고 있는 편인데 해외 마라톤을 준비하는 회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훈련 프로그램은 러닝 팀이 초안을 짠 뒤, 운영진들과 조율하여 최종안을 만든다. 그때 지난 훈련에 참가했던 러너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기본 구성을 마친다.

우선 지속주, 인터벌, 빌드업 러닝 등을 주별로 나눈다. 그 다음에 4개 그룹으로 페이스를 나눈다. 풀코스 마라톤 완주 목표 시간을 기준으로 잡는다. 3시간 10분, 3시간 30분, 4시간, 4시간 30분으로 그룹을 나눈다. 그리고 각 그룹에 속한 러너들은 10K 레이스, 하프 마라톤에 참가해 중간 점검을 한 뒤, 세부 훈련을 설정한다. 러닝 팀에서는 마라톤 훈련 서적, 마라톤 관련 웹 사이트, 다양한 기록의 러너들을 만나 많은 러너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훈련을 구성하고자 했다.

특히 ‘야소 800’이 훈련 프로그램 중에 두 번 진행된다. <러너스월드> 미국판의 전 편집장인 ‘바트 야소’가 고안한 훈련으로 800m 인터벌 러닝 기록을 통해 마라톤 완주 기록을 가늠해볼 수 있는 훈련이다. 예를 들어, 3시간 10분이 목표인 러너라면 800m를 3분 10초 페이스로 인터벌 세트를 모두 완주할 수 있어야 한다. 유콘 러닝팀은 회원들이 ‘야소 800’을 통해 훈련 성과를 평가해보고 동기 부여가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라톤 대비 훈련을 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은 없을까? 유콘의 정규 러닝 세션은 수요일에 열린다. 그리고 마라톤 대비 훈련은 주말에 진행된다. 두 세션을 나눠서 진행함으로써 불만보다는 달리는 날이 늘어난 데에 만족하는 회원들이 많아졌다. 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러너 중 한 명은 “장거리를 달리며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저도 그 안에 같이 있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마라톤 대비 훈련을 통해 풀코스 마라톤에 참가할 동기를 얻고, 자극을 받는 러너들이 늘었다.

‘유코너’(유콘의 회원들을 부르는 말)들은 달리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달리기와 마라톤 대비 훈련이 그들의 자신감을 북돋고, 더 달릴 수 있도록 강한 동기가 되어준다. 진지하게, 달리기에 임하는 러너들이다.






한 번 참가하면 헤어나올 수 없어요

김희영
지금까지 풀코스 마라톤에 세 번 출전했어요. 그런데 꾸준히 훈련에 참여했던 건 2019년 서울 국제 마라톤 대비 훈련이 처음이었어요. 준비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확연했어요. 2016년에 서울국제마라톤을 무작정 신청했어요. 그리고 막상 준비하려니 의지가 부족해 정작 준비가 안 되어 있는 몸 상태로 달렸어요. 5시간 4분, 저의 첫 풀코스 마라톤 기록이었어요. 그 후로는 두 번 다시 풀코스를 뛰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2018년 춘천 마라톤 개최일이 제게는 의미있는 날이라서 두 번째 도전을 하게 되었어요. 2016년보다 준비를 조금 더 했더니 기록이 30분을 단축할 수 있었어요. 이상하게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이번 2019년 3월 서울 국제 마라톤을 준비할 때는 유콘의 마라톤 대비 훈련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어요. 시작할 때는 그저 ‘조금만 더 단축해 봐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훈련하는 동안 저에게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말해줬던 멤버들 덕분에 꿈꾸지도 못했던 기록을 목표로 정했어요.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어요. SUB 4! 이루고 나니까 더 욕심이 생기네요. 이번에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 다음 목표를 정했어요. 지난 겨울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 볼 생각이에요.

몇몇 분께서는 저에게 말했어요. 저는 처음부터 잘 달렸다구요. 제가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는 1km도 못 달렸어요. 그러다가 서다, 뛰다 반복하면서 정말 매일 꾸준히 달렸어요. 여러 사람들과 달렸을 때 민폐를 끼치기 싫었어요. 그래서 준비를 한 뒤에 유콘에 가입하게 되었고 지금은 유콘에서 성장하는 중입니다.

우리는 나이에 상관 없이 서로 성장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주고 받는 사이입니다. 달리기에서도 이웃을 위해서도요.


이경우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유콘과 함께였어요. 하지만 마라톤 대비 훈련은 이름부터 벌써 무섭고 프로그램 구성만 얼추 봐도 의욕이 떨어지는 터라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지난 해, 첫 풀코스 마라톤 참가 준비를 하며 처음으로 유콘 마라톤 대비 훈련에 참여를 고려해보게 되었어요. 망설이다가 참가하기로 결정했어요. 울며 겨자먹기로 첫 마라톤 대비 훈련 장소였던 교대 트랙에 도착했어요. 처음 훈련에 참가해 달렸을 때 느꼈던 점은 “확실히 힘들다”였어요.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프로그램을 온전히 따라가면 정말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훈련 프로그램을 끝낼 때면 “실력이 늘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마라톤 대비 훈련 시간에 매번 마주치는 반가운 얼굴들도 분명 같은 생각이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훈련하는 토요일 오후를 비워 놓더라구요.

특히 저 같은 경우는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풀코스는 없다, 풀코스 마라톤은 생명 단축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마라톤 대비 훈련을 끊임없이 참여하는 러너들, 운영하는 사람들을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쉼없이 노력하는 많은 러너들을 보면 ‘아, 이제 멈출까?’ 하다가도 조금만 더 해보자 하면서 자신을 다잡게 되더라구요.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죠. 그런데 저를 위한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을 수 있었어요. 저 같은 초심자에게는 첫 걸음이 되어주고, 기록도 좋고 노력을 많이 하는 회원들에게는 성장의 발판이 되어주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유콘(UCON) 마라톤 대비 훈련에는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멤버는 있으나 한 번만 참여한 멤버는 없어요.


사진=유콘(UCON)
훈련표 디자인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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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by 차영우

<러너스월드 코리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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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월드 코리아>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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